오대산 선재길, 가을걷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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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진 정기영 기자] 소슬바람 불어오는 가을날. 알록달록 단풍이 들며 가을의 기운을 퍼뜨리는 요즈음, 햇살 아래 빛은 여전히 따갑고 나무 아래로 피할라 싶으면 슬쩍 소름이 돋는다. 화려한 단풍에 가슴도 일렁이지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자아 성찰의 계절이기도 하다.

더위에 지친 몸과 정신이 회복되기도 전에 너무 일찍 와버린 가을은 나를 채우기도 전에 손끝에서 바람이 스치듯 가버릴 것만 같다. 점점 계절간 간극이 짧아지는 탓이다. 곡식이 무르익는 충만한 계절, 어느 하루쯤 나를 온전하게 담아내고 싶다면 걷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 최근에 모 영화배우는 걷기학교라는 모임을 만들고 책을 출판하면서 걷기 예찬을 실행 중일 정도로 걷기에 열정적이다. 걷기는 인간이 태어나 걷기 시작하면서 죽을 때까지 평생 동안 배우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이지만 정신을 일깨우는 명상 수행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걸음은 가볍게, 마음은 진중하게, 상념은 무념으로 만드는 길이 있다. 바로 오대산 선재길이다. 불가에서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뜻과 선지식을 찾아 돌아다니던 구도자가 ‘선재(동자)’였으므로 그 이름을 따서 선재길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선재길의 시작은 월정사가 될 수도 있고 상원사가 될 수도 있다. 조금 길게 걷고 싶다면 상원사를 출발해 월정사 전나무 숲길까지 걷는 약 9km의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짧게 걷고자 한다면 월정사 전나무 숲길만 걸어도 좋다. 하지만 선재길은 길고 짧음과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이므로 길고 짧음이라는 거리는 이곳에서 중요하지 않다.

상원사는 오대산 중대에 자리한다. 입구에는 고 신영복 교수가 새긴 상원사 표석이 상원사임을 알린다. 절집으로 들어서는 짧은 숲길의 끝, ‘번뇌가 사라지는 길’이라는 유려한 곡선의 얕고 폭이 좁은 돌계단은 다른 생각할 것 없이 걸음에 집중하게 만든다. 상원사는 신라 성덕원 4년(705년)에 보천과 효명 두 왕자가 창건해 진여원(眞如院)이라 부르던 곳으로 남한에서 산 전체가 불교성지가 되는 곳은 오대산이 유일하다. 한국 전쟁 때 오대산의 절집들이 군사작전으로 국군에 의해 모두 전소되었지만 영산전을 지키며 수행하던 당대의 고승 한암에 의해 전화를 면해 옛 건물은 영산전만 남았다.

상원사를 내려와 계곡 입구로 들어서면 징검다리를 만난다. 선재길의 시작이다. 아직은 단풍이 이곳 중대까지 내려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처럼 나무가 계절에 물드는 시기도 제각각이다. 물가에서 자라는 성질 급한 녀석은 이미 그 붉은 기운을 뿜어내 숲의 꽃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숲에는 일제 강점기 화전민들이 살았던 집터와 목재를 실어 나르던 레일이 낡고 삭은 채로 남아 있다. 시대 역사의 일부다. 오대천 계곡을 넘나들며 걷는 선재길은 나무 사이를 파고드는 빛으로 인해 화려하다. 풍경에 취하게 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다시 걷는다. 천년의 세월이 깃든 선재길에서는 발아래 디디게 되는 나무, 돌, 흙 하나하나의 의미가 남다르다.

선재길의 마지막은 월정사와 전나무 숲길이다. 이제까지 조용히 나를 찾아 걸었다면 월정사는 불가에서 속세로 귀의하는 곳과 같은 소통의 역할을 한다. 자장율사에서 탄허 스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지식들이 머물렀던 월정사는 8개의 암자를 거느린 절집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수많은 보물을 거느린 월정사라지만 그중 으뜸은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길이 1km의 전나무 숲길이다. 사찰의 기둥으로 쓰이는 장대목 역할을 했던 전나무는 필요에 의해 심어지고 쓰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자연 속에서의 나를 일깨워주는 좋은 숲길로 변했다. 누구든 이 숲길에서는 편안함을 느낀다. 어쩌면 그 편안함이라는 것이 선재길을 걸으면서 깨닫는 진리가 아닐까.

어느 하루는 나를 위해 온전히 쓰고 싶을 때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중 걷기로 마음을 다스렸다면 몸을 릴렉스 시키는 풀빌라펜션의 하루는 어떨까. 해피 700의 강원도 평창, 100평대의 독채 풀빌라 펜션인 펜트하우스를 눈여겨 볼만 하다. 풀빌라를 비롯해 아이들을 동행해도 눈치 보지 않고 머물 수 있는 키즈 객실까지 다양해 안성맞춤 숙소다. 로맨틱한 야외 영화관 및 실내에서는 빔 프로젝터로 단독 영화관을 만들 수 있다. 갓 구운 빵과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로 차려지는 호텔식 브런치는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여행지의 아침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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