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삼백 년의 세월을 지닌 절집 개암사, 곰소염전, 변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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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진 정기영 기자] 단풍을 따라 다니는 가을 여행. 가을을 즐기고 누리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누군가는 지긋지긋한 고속도로의 정체로 인해 떠나면서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툴툴댄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라면 사양하고 싶다. 한가로이 가을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 변산반도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로의 여행은 떠나는 가을의 꼬리를 잡을 수 있다.

벚나무 터널이 도열하듯 끝간데 없어 보이는 개암사로 가는 길. 길이 끝나며 원효, 의상, 진표율사 등의 고승들이 인연을 맺었다는 천 삼백 년의 세월을 지닌 절집 개암사를 만난다. 개암사는 일주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해학스러운 표정의 용이 화려함으로 일주문을 지키며 지붕을 떠받치고, 지붕 아래에는 민화 속 표정의 12지신이 자리한다.


색바랜 사천왕문을 들어서니 절집 너머 절집의 배경이 되는 울금바위가 우뚝하다. 오랜 시간을 지닌 절집이지만 폐사가 될 정도로 허물어진 탓에 옛것을 이어주는 전각이라고는 대웅전뿐이다. 그렇지만 개암사는 발길을 잡는 것들 투성이로, 가만히 보고 있자면 한참동안 시간이 지나도 지루하지 않은데 이 절집의 모든 것이 그러하다.
대웅전 내부 천정에 또아리를 틀 듯 번득거리는 여러 마리의 용, 부드러운 미소의 석조지장보살좌상, 동종, 불교의 정법을 지키기로 맹세한 16나한상이 등이 그것들이다. 대웅전 처마 아래 딸랑거리는 풍경 소리에 맞춰 바람에 실리듯 복작댔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허허로워 보일 정도로 조용하지만 어찌 보면 불가에 귀의하는 마음도, 절집을 찾는 마음도 이렇듯 비워내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닐까.

변산의 바다로 가는 길, 수확이 끝난 논 옆에 반듯하게 다듬어 놓은 염전이 보여 차를 멈췄다. 곰소 염전이다. 염전이라는 팻말도 없이 자유롭게 사람들이 오가는 탓에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풍경으로 염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줄포만에서 곰소만일대가 바닷물을 끓여 생산하던 화염을 만들던 곳이었지만 일제시대에 이곳 곰소만에 염전을 만들면서 천일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소금생산은 대개 3월부터 10월말까지가 적기로 하늘이 내려주는 일조량에 따라 소금의 맛과 생산량이 결정되는데 올해는 태풍이 연이어 온 탓에 예년보다 소금의 생산량이 줄어 일찌감치 문을 닫은 상태다. 곰소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맛있게 짜다. 갯벌이 발달한 덕분에 바닷물에 미네랄이 많아 첫맛은 짜고, 뒷맛은 고소하고 개운해 입 안에 짠맛이 남지 않는다.

소금 생산이 끝난 염전에는 물을 담아 놓지 않지만, 운이 좋으면 물이 찬 염판에서 내변산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즈음엔 김장철을 맞아 곰소염전의 질 좋은 소금을 판매하는데 누군가는 작은 통으로, 누군가는 포대로 소금을 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가을날의 변산 여행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변산 여행의 매력은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이다. 일몰을 가장 아름답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더블힐링 펜션은 고사포 해수욕장 근처에 자리한다. 2km에 이르는 천연 백사장과 방풍림으로 심어 놓은 송림이 기가 막힌 절경을 연출하는 고사포 해수욕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해의 뻘밭 해수욕장이 아니다.


변산 일대의 해수욕장 중 가장 큰 넓이와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고사포 해수욕장의 가을날 오후는 고즈넉하다. 인근의 채석강과 격포 해수욕장이 관광객들로 인해 시장 바닥 같은 북적임이라면 고사포 해수욕장은 나만의 해변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그래서일까.
조용한 송림숲을 산책하며 코끝까지 진하게 전해져 오는 솔향을 맡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도 어느새 정리가 된다.
일몰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이즈음, 자칫 감기가 들까 싶어 일몰을 포기해야 했다면 전객실 오션뷰 펜션에서의 일몰 감상도 좋다. 변산반도 스파펜션으로 2018년에 신축한 더블힐링 펜션은 휴양지의 컨셉으로 편안함을 추구한다. 여행하는 저녁 날의 피로감을 없앨 수 있는 최고급 제트스파와 호텔식 침구류가 준비된 룸은 기분 좋은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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