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아름다운 다섯시 반, 석모도 하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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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시 반. 아직 저녁이라기엔 이르지만 하루가 저물어가는 느낌을 주는 시간. 해가 일찍 지는 겨울의 다섯시 반은 어느덧 오후의 끝을 알리며, 또 다른 감성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퇴근을 기다리며 혹 누군가는 아르바이트 갈 준비를 하며, 어떤 이는 저녁 약속을 앞두고, 어떤 이는 집에서 한 숨 돌리며 맞이하는 이 시간이 실은 참 아름다운 시간이다.  일몰을 볼 수 있다면 말이다. 잠시 상상을 해보자.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 위로 붉은 해가 천천히 어두움 속으로 사라지고, 얼굴에 닿는 찬 공기를 녹이는 연인과 잡은 손의 따듯함. 가까운 어느 날, 최고의 다섯시 반을 만나는 하루 여행을 떠나자. 지금 바로 다이어리를 펴고 두 단어를 적어본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 그리고 석모도. 

 

   갈매기가 인도해주는 석모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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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는 수도권에서 커플 하루여행으로 다녀오기에 좋은 곳이다. 강화도까지 뻥 뚫린 대교를 타고 달리다가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 선착장까지는 배로 이동한다. 배를 타고 뭍을 떠나는 순간부터가 여행의 시작이다. 배를 따라 머리 위로 날아드는 갈매기들을 보며 ‘일상은 잠시 안녕’ 이라고 내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배를 타기 전 새우깡을 준비해 갈매기와 노는 시간을 보내본다. 가까이 다가오는 갈매기에게 먹을 거리를 주며 말은 통하지 않지만 잠시나마 교감한 듯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연인이 찍어준 흩날리는 머리결로 웃고 있는 나와 하얀 갈매기 사진, 물살을 배경으로 서로에게 기대어 미소 짓는 사진은 돌아가는 길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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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기 전 들를 곳이 있다.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절, 보문사이다. 매표소에서 2000원에 입장권을 사 천천히 걸어올라가면 눈에 익은 절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르고 볼 때는 다 비슷한 절처럼 보이지만, 하나씩 알고보면 보문사는 그보다 담을 게 많다.

커다란 고목나무와 대웅전을 지나면 33관음보탑과 오백나한상이 있다. 진신사리가 봉인된 보탑을 중앙에 두고 오백 나한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나한은 부처님 제자로 해탈해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존자를 말한다. 가까이가서 살펴보면 각 상마다 표정이 달라 보는 맛이 재미있다. 더 들어가면 열반 당시 석가모니 부처의 모습을 자연석으로 조각한 10m의 와불전이 나온다. 크기에 일단 놀라고나면 누워있는 석가의 편안한 표정이 어쩐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한다.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소리를 내는 법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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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에 들러 사람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곳은 마애불 가는 길이다. 소원을 이뤄주는 계단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길은 418개의 계단으로 갈 수 있다. 오르다보면 몸이 데워져 겨울의 추위는 잊혀지고 잡념은 사라진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중간에는 의지로, 마지막은 기대감으로 오르는 마애불 가는 길. 정상에 다다르면 탁 트인 시야에 멀리 바다까지 눈에 들어온다. 깊은 숨을 내쉬면 몸도 마음도 맑아진 느낌이다. 내려오는 길 찻집에 들러 연꿀빵과 오미자차로 몸을 녹일 수도 있다. 따듯한 물로 더욱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근처 용궁온천에 가본다. 해수온천으로 족욕을 할 수 있는 노천이 있다. 삶은 계란으로 허기도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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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을 꼬박 기다린 아름다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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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기분으로 향할 곳은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 바다. 다섯시 쯤 도착해 해변을 천천히 걸어본다. 연인의 손을 잡고 물 드나는 소리를 들으며 여유롭게 한 발자국씩 내딛으면 안정감이 찾아온다. 괜시리 뛰어보고 싶을 수도 있다. 주저하지 말고 드라마 한 장면처럼 팔을 벌리고 달려도 보자. 여행이니까. 이제 다섯시 반.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음악을 튼다. 조금씩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해는 붉기도 하고 노랗기도 하고 보랏빛 같기도 하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바다 풍경으로 멀리 배들이 작은 불빛을 낸다. 길지 않은 이 순간을 눈을 통해 마음에 듬뿍 담아본다. 이 시간은 함께하는 바로 옆에 연인을 바라보면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서로가 사랑스러울 듯하다.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하는 몇 가지

하나, 조금 더 활동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ATV를 타본다. 해변을 달리면 정말 신난다. 예약시 할인이 되는 곳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두울, 바다에 갔으니 수산시장에 들러 회를 먹어본다. 시장의 재미는 먹기 전에 여기 저기 구경하는 데 있다는 점 놓치지 말자. 보문사 근처 식당은 해물칼국수와 파전이 맛있다. 막걸리는 플러스 알파.
세엣, 배 멀미를 하는 사람은 정도에 따라 멀미약을 챙기는 것도 여행을 망치지 않는 길이다. 여행에 가서 아픈 것만큼 아쉬운 일도 없다.
네엣, 어찌하다보니(!) 하루를 묵고 가게 되었다 해도 당황하지 말자. 석모도에는 좋은 펜션이 많다.

 

함께하면 좋을 노래

나비섬 by 짙은
내가 만일 by 곽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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